신용회복경험담
그림만 그리고 싶었던 나, 다시 붓을 들기까지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8.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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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꾸던 시절 (15%)
대학을 졸업한 뒤, 나는 오직 ‘그림만 그리며 사는 삶’을 꿈꿨습니다. 처음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소소하게 의뢰를 받아 작업하며 생활비를 벌었죠. 수입은 들쭉날쭉했지만, 자유로운 삶이 좋았습니다. 낮에는 카페에서 그림을 그리고, 밤엔 전시회도 기웃거리며 예술가로 살아가는 현실이 꿈같았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조금 더 안정된 수입을 위해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고, ‘창업’이라는 단어에 끌려 무작정 도전하게 됐습니다.
창업의 덫, 채무의 수렁 (25%)
처음엔 잘될 것 같았어요. 대출로 6천만 원, 카드론으로 3천만 원, 추가 운영자금 2천만 원까지 끌어모아 총 1억 1천만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손님은 절반으로 줄었고, 매달 적자가 쌓였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선 도움도 없었고,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습니다. 결국 1년 반 만에 가게를 접고 말았고, 남은 건 빚뿐이었어요. 은행 2곳과 카드사 2곳에서 받은 돈의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연체가 시작되니 독촉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왔습니다. 그때부터는 그림조차 그릴 수 없었습니다. 손이 떨렸고, 우울감이 심해졌습니다.
무너진 나날, 결심의 순간 (20%)
채무가 생긴 지 3년째 되던 어느 날, 집에서 혼자 컵라면을 먹으며 눈물이 났습니다. 그렇게 살던 어느 날, 한 친구가 조심스럽게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려줬습니다. 처음엔 “나는 실패한 사람이 되는 건가”라는 자괴감에 망설였어요. 상담을 받기까지 한 달을 고민했고, 겨우 예약한 법률상담 날에는 손에 땀을 쥐고 사무실에 들어섰습니다. "당신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제 인생을 바꿔놨습니다.
다시 서는 길, 개인회생의 과정 (25%)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 약 5개월이 걸렸습니다. 제 월 수입은 당시 평균 120만 원 수준이었고, 법원에서는 월 35만 원씩 3년간 변제하라는 계획안을 인가해줬습니다. 처음에는 생계비도 빠듯했지만, 프리랜서 일 외에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꾸역꾸역 지켜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법원에 직접 출석해 심문받는 날이었어요. 내가 얼마나 절박한지, 진심으로 다시 살아가고 싶다는 걸 진술해야 했죠. 하지만 판사님은 진지하게 귀 기울여 주셨고, 결국 인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법적으로 보호받는 상태가 되자 마음이 조금씩 놓이더군요.
다시 시작되는 나의 삶 (15%)
지금은 변제 시작한 지 1년 반쯤 됐습니다. 아직 절반 남았지만, 마음만은 예전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지출을 철저히 관리하며, 다시 그림을 그리는 시간도 늘려가고 있어요. 몇몇 클라이언트도 돌아왔고, 최근엔 작은 전시 제안도 받았어요. 아직 부자는 아니지만, 매달 빚을 갚아간다는 뿌듯함이 있습니다.
혹시 저처럼 창업에 실패했거나, 삶의 무게에 눌려 숨조차 쉬기 어려운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개인회생’은 실패한 사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다시 살아갈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혼자서 끙끙 앓지 마세요. 도움을 청하세요. 용기를 내는 그 순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