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6.25 15:36

그저 묵묵히 땅을 일구며 살아왔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6.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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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입부: 그저 묵묵히 땅을 일구며 살아왔습니다

저는 올해 50살, 전남 시골 마을에서 남편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평범한 농촌 여성입니다. 큰 욕심 없이 고추, 배추 농사 지으며 살아왔고, 자식들 대학 보내는 게 그저 제 평생의 목표였어요. 자녀 둘은 도시에 나가 있고, 저는 시골에서 여전히 흙 묻힌 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이가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솔직히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그 길이 얼마나 험한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의 눈빛이 너무 간절해서, 결국 부모 마음에 못 이겨 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 전개: 자식의 꿈을 위해 시작된 무리한 선택

처음엔 서울에 있는 연습생 아카데미 비용이었고, 한 달에 70만 원이 넘는 학원비에, 연습복, 숙소비, 식비까지 합치면 매달 150만 원 가까이 들었습니다. 농사로는 감당이 안 되니, 결국 카드 돌려막기를 시작했고, 친정과 시댁에서도 돈을 조금씩 빌렸습니다.

오디션을 수없이 봤지만 번번이 떨어졌고, 소속사 계약이 될 것처럼 보이다가도 마지막 순간에 틀어지는 일의 반복이었죠. 그렇게 4년이 흐르는 동안, 빚은 3,900만 원까지 불어나 있었습니다. 그중 일부는 가족에게 진 빚이었지만, 카드사에도 연체가 시작되면서 더는 손쓸 수 없는 지경이 되었어요.

무엇보다 아이도 지쳐 있었고, 결국 데뷔는 하지 못한 채, 다시 일반적인 삶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함께 본 부모로서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 위기: 더는 피할 수 없던 현실

작년 여름, 카드사에서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연체 2개월 이상, 법적 절차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하얘졌어요. 무엇보다 두려웠던 건 아이들한테까지 피해가 갈까 봐서였죠. 자식 잘되라고 했던 선택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남편과 밤늦게까지 상의한 끝에, 처음으로 ‘개인회생’이라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3일 동안 망설이다가 상담을 신청했고, 용기를 내어 가까운 법원 근처 상담소를 찾았습니다.

상담 받으러 가는 길, 제 마음은 너무 무거웠습니다. “이 나이에, 내가 이런 걸 하게 될 줄이야”라는 자책감이 컸어요. 그런데 상담사는 제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고, 법적으로 가능한 절차와 결과를 아주 쉽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조금은 숨을 쉴 수 있었던 순간이었죠.



 


■ 해결: 어렵지만 희망이 보이던 순간

상담 후 서류를 준비하고 신청서를 제출한 뒤, 약 4개월 만에 개인회생 인가 결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족에게 진 사적 채무는 제외되었지만, 카드사와 금융사 채무 약 2,800만 원에 대해 월 18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한 달 18만 원이 저희 집 형편에선 적은 돈은 아니지만, 매달 갚을 수 있는 수준이었고, 무엇보다 이자 폭탄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뿐이었습니다.

법원에 출석했던 날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제 이야기를 차분히 정리해서 말하고 나니, 판사님께서 “자녀의 꿈을 위한 노력이었지만, 지금부터는 본인의 삶도 돌보셔야죠”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마음에 깊이 박혔습니다.



 

■ 결말: 다시 농사를 지으며, 마음의 빚을 덜어냅니다

지금은 개인회생 2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18만 원씩 빠지면 빠듯하지만, 최소한 밀리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수준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의 짐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아이도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예전처럼 어깨 펴고 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만 봐도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조금 더 현실적인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그리고 내 삶도 소중히 하자는 다짐을 하며 살아갑니다.

혹시 자녀의 꿈이나 뜻하지 않은 이유로 빚을 지게 된 분이 계시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대 혼자서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개인회생은 실패자가 아니라 다시 일어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제도입니다. 저도 그 덕분에 이렇게 다시 땅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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