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5.30 11:55

30세 스타트업 대표의 개인회생 이야기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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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 꿈을 던 청년 창업가의 일상

저는 올해 30살, 작은 IT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컴퓨터공학 전공으로 졸업 후, 대기업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했습니다. 하루 12시간은 기본이고, 주말도 없이 일하며 '다음 유니콘은 우리'라는 포부로 뛰어다녔죠.

초기엔 매출이 조금씩 나오면서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개발, 마케팅, 투자 유치까지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랐지만, 일이 바쁘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그 시기엔 제 미래가 빛나 보이기만 했습니다.



 

전개: 유학비 대출이라는 무거운 짐

하지만 제 어깨엔 다른 짐도 있었습니다. 바로 누나 자녀의 해외 유학비였습니다. 사정이 어려운 누나를 대신해 제가 대출을 받아 조카 유학비를 마련했는데, 은행 2곳에서 총 6,000만 원, 카드사 2곳에서 생활비와 항공권 등을 충당하며 2,000만 원 정도가 추가로 발생해, 총 8,000만 원의 빚이 생겼습니다.

처음엔 ‘사업이 잘 되면 금방 갚을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예상과 달리 사업은 급격히 어려워졌습니다. 투자 유치는 계속 지연되고, 매출은 줄어들고, 직원 월급 지급도 빠듯해졌습니다. 그 와중에 대출 상환은 꼬박꼬박 찾아왔고, 돌려막기가 시작됐습니다.

4년 가까이 그렇게 버텼습니다. 신용카드를 자주 돌려쓰고, 이자만 겨우 메꾸며 하루하루를 살았죠. 조카는 잘 지내는 걸 보며 애써 위로했지만, 제 안의 불안은 점점 커졌습니다.



 

위기: 숨길 수 없었던 한계

결정적인 계기는 카드 연체였습니다. 사업 계좌에서 자동이체가 실패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아차 싶었습니다. 더는 돌려막기도 안 되는 상황이었죠. 저는 그날 처음으로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달 정도 고민했어요. 개인회생이라는 단어조차 저에겐 낯설고 무서웠습니다. ‘내가 실패한 건가’라는 생각에 자존심도 상했고요. 하지만 주변의 조언은 달랐습니다. 친구 한 명은 “회사는 실패할 수 있어도 사람은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말해줬고, 그 말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용기 내서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상담실에 들어가면서도 속으로 ‘이게 맞는 걸까’ 수백 번 생각했지만, 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해결 가능성을 듣는 순간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해결: 계획 속에서 다시 찾은 방향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서류도 많고, 재산과 채무 내역을 정리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조금씩 해나갔습니다. 저는 월 수입이 약 160만 원 수준이었고, 생계비 등을 제외하고 매달 50만 원씩 3년간 갚는 조건으로 변제계획안을 제출했습니다. 총 변제액은 약 1,800만 원이었고, 나머지 채무는 면책 대상이었습니다.

법원 출석 당시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판사님 앞에서 “실패했지만, 다시 일어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했던 제 목소리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다행히 인가를 받을 수 있었고, 제 인생은 다시 계획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스스로를 용서하는 일이었습니다. ‘가족에게 폐 끼쳤다’는 마음이 계속 따라다녔지만, 이제는 그걸 인정하고, 대신 갚아나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안정을 느낍니다.



 

결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붙잡다

현재 저는 개인회생 1년 차, 월 50만 원씩 꾸준히 납입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스타트업 대표로 일하며, 이번엔 ‘지속가능한 사업’을 만들기 위해 천천히 다시 설계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너무 빠르게 성장하려 했다면, 지금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시 꿈꾸고 싶습니다. 언젠간 지금보다 더 큰 회사로 키우고, 실패 경험이 있는 창업가로서 후배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회생은 끝이 아닙니다.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는 제도입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저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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